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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 바삭함과 부드러움의 예술: 유래부터 찍먹 vs 부먹 논쟁까지

by Jun the guest 2025.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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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을까, 부을까? 탕수육의 비밀 썸네일

 

 

 탕수육을 앞에 두고 고민하는 여러분에게

 

© 탕수육 (최광모, Wikipedia)
© 탕수육 (최광모, Wikipedia)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짬뽕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도 잠시, 메뉴판에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언제나 탕수육이었다. 하지만 이내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찍어 먹을까, 부어 먹을까?' 친구와의 식사 자리에서 한 번쯤은 이 논쟁이 벌어졌을 것이다.

 

  바삭한 튀김옷과 달콤 새콤한 소스가 어우러지는 조화, 그리고 찍먹파와 부먹파의 끝없는 전쟁이 공존하는 탕수육. 오늘은 탕수육에 대해 자세히 파헤쳐 보고자 한다.

 

 

 탕수육의 어원과 역사

 

 

 탕수육의 기원

 

 

  '탕수육(糖醋肉)'의 어원을 살펴보면, 탕수육의 '탕(糖)'은 설탕을, '수(醋)'는 식초를 의미하며, '육(肉)'은 고기를 뜻한다. 즉, 설탕과 식초를 활용한 고기 요리라는 뜻을 가진다.

 

  이 단어는 중국 청나라 시대에 등장했으며, 중국 전통 요리 중 하나인 '탕추러우(糖醋肉)'에서 유래했다. 중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는데, 북경과 상하이 지역에서는 돼지고기 대신 쇠고기나 닭고기를 사용하기도 하며, 광둥요리에서는 가벼운 튀김옷을 입혀 조리하는 방식이 선호되었다.

 

 

 탕수육의 역사와 한국으로의 전파

 

 

  탕수육의 기원은 중국 청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쑤성(강소성: 江蘇省)'과 '절강성(저장성: 浙江省)' 지역에서 유행했던 '궈바오러우(锅包肉)'가 그 시초로 여겨진다. 이는 돼지고기를 얇게 저며 튀긴 후 달콤 새콤한 소스를 버무려 먹는 방식이었다.

 

구분 탕수육 궈바오러우
기원 중국 광둥 지역에서 발전하여 한국식 중화요리로 정착 중국 동북 지역(하얼빈)에서 기원
튀김옷 두껍고 바삭하며, 감자전분을 사용하여 쫀득한 식감 얇고 바삭하며, 밀가루와 전분을 혼합해 가벼운 식감
고기 돼지고기 안심 또는 등심 사용 돼지고기 등심을 주로 사용하며 얇게 저민다
소스 걸쭉하고 단맛이 강한 소스 (설탕, 식초, 간장) 가벼운 농도의 새콤달콤한 소스 (식초, 설탕, 간장)
조리방식 튀긴 후 소스를 부어 먹거나 찍어 먹음 튀긴 후 팬에 소스를 넣고 버무려 코팅
특징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됨, 찍먹 vs 부먹 논쟁 존재 바삭함을 강조하며, 본토식 조리법 유지

 

  이후 광둥 지방에서는 사천식과 북방식 요리법이 결합되어 현재의 탕수육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했다. 한국에서는 1882년 임오군란 때 건너온 청나라 화교들이 자국의 '탕추'요리를 한국화 한 것이 지금의 한국식 탕수육의 원조다.

 

  특히 인천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소스를 걸쭉하게 만들고 튀김옷을 두껍게 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후 탕수육은 짜장면과 함께 한국식 중화요리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탕수육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

 

 

  탕수육과 관련된 일화 중 흥미로운 것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들이 한국의 중국음식점에서 탕수육을 처음 맛보았다는 이야기다. 한국식 탕수육이 기존의 서양 요리와 다른 맛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몇몇 병사들은 처음에 이를 디저트로 착각했다고 한다.

 

  이는 소스의 단맛과 바삭한 튀김의 조합이 당시 서구권에서는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미군들은 이를 'Sweet & Sour Pork'라고 부르며, 미국 내 중국 음식점에서도 유사한 메뉴가 퍼지게 되었다.

 

  또한, 1980년대 한국에서는 결혼식 피로연에서 탕수육이 빠지지 않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당시 중국집에서 외식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었기 때문에, 피로연에서 탕수육이 제공되면 이를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다는 후문이 있다.

 

  지금은 결혼식보다는 가족 외식이나 회식 자리에서 더 많이 등장하지만, 여전히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요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탕수육의 매력

 

© Exodus, Pixabay

 

  탕수육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함은 단연, 바삭한 튀김옷과 달콤 새콤한 소스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중요한 과학적 원리가 적용된다.

 

 

 바삭한 튀김옷

 

 

  • 탕수육의 바삭한 식감을 위해 전분(감자전분, 옥수수전분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분이 물과 결합하게 되면 '전분 겔(Gel)'을 형성하는데, 이는 튀김옷을 더욱 바삭하게 만든다.

  • 높은 온도에서 튀길 때 전분이 빠르게 탈수되면서 바삭한 조직을 형성한다. 특히 170~180℃의 온도에서 튀기면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며 이상적인 바삭함을 얻을 수 있다.

 

 소스의 점도와 맛의 균형

 

 

  • 전통적인 탕수육 소스는 식초(초산), 설탕(자당), 간장(아미노산)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물과 전분을 첨가해 점도를 조절한다. 점도가 적절해야 튀김에 잘 흡착되면서도 눅눅해지지 않는다.

  • 탕수육 소스의 pH는 대개 3.0~3.5 정도로 약산성이다. 이는 미각적으로 신맛을 강조하면서도 단맛과 조화를 이루는 최적의 수치다. — The Science of Cooking, Harold McGee, 2004

 

 찍먹이냐, 부먹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무한도전, MBC
© 무한도전, MBC

 

  아무래도 탕수육을 두고 가장 뜨거운 논쟁은 바로 소스를 먹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찍먹과 부먹, 어느 쪽이 옳은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찍먹파: 찍어먹자

 

 

  • 튀김의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찍먹파는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 튀김옷이 눅눅해지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 개별적으로 소스를 조절할 수 있어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먹파: 부어먹자

 

 

  • 소스가 골고루 배어들어 튀김과 조화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 시간이 지나면서 소스가 배어들면 쫀득한 식감이 생기기 때문에 튀김옷의 거친 식감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주로 선호한다.

  • 전통적인 중국식 조리법이 부먹 스타일과 유사하기 때문에 '본래 방식'을 중시한다는 입장

 

  재미있는 점은, 2022년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찍먹 58%, 부먹 42%'로 찍먹파가 근소한 우위를 차지했다. — 한국외식산업연구원, 2022

 

  그런가 하면, 중식의 대가로 알려진 '이연복 셰프'는 탕수육을 먹을 때 "튀김이 바삭하게 튀겨져 있을 경우에는 소스를 반은 붓고 반은 찍어먹는 게 낫다"라며 "튀김이 부드러울 경우 소스를 부어먹지 않는 게 좋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마치며,

 

 

  탕수육은 오랜 역사 속에서 변형되고 발전해 온 요리이며, 여전히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찍먹과 부먹의 논쟁은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탕수육을 앞에 두고 고민하는 순간, 그것이야말로 이 요리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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