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구건조증'이란?
가을의 문턱이 오면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공기가 상쾌해서 좋다”, “하늘이 예쁘다.” 하지만 내 눈은 그럴 여유가 없다. 하루 종일 뻑뻑하고, 오후만 되면 눈이 시리고, 렌즈는 마치 사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듯, 눈 또한 마르기 시작하면 아무리 눈을 깜박여도 시원해지지 않는다. 이 계절이 반가우면서도 두려운 이유다.
오늘은 많은 현대인이 겪는 ‘환절기 안구건조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왜 이 시기에 유독 심해지는지, 생활 속에서 어떤 관리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개선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환절기, 눈이 유난히 건조해지는 이유
환절기는 대기 중의 습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바람이 잦아지는 시기다. 이 변화는 피부뿐 아니라 눈의 수분층(tear film)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우리 눈의 표면에는 ‘눈물막’이라는 3층 구조가 존재한다.
- 지질층(Lipid layer): 눈물 증발을 막는 기름층
- 수성층(Aqueous layer): 눈의 산소 공급과 영양 공급을 담당하는 수분층
- 점액층(Mucin layer): 눈물과 각막을 밀착시키는 역할
문제는 이 중 수성층이 습도와 바람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눈물 증발 속도가 평상시보다 약 2.5배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출처: Craig JP et al., Ocular Surface, 2017)
즉, 환절기 건조한 공기와 찬 바람은 눈의 ‘수분막’을 빠르게 증발시켜, 각막 표면이 손상되고 자극이 심해지는 것이다.
안구건조증은 엄연한 만성질환
많은 사람들은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눈이 마른다' 또는 '눈이 침침하다' 정도로 이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합적인 질환이다. 안구건조증(Dry Eye Disease, DED)은 눈물의 생성, 분포, 증발, 구성의 불균형으로 인해 안구 표면에 염증이 생기거나 손상이 일어나는 엄연한 만성 질환이다.
눈물이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눈물이 충분히 생성되어도 너무 빨리 증발하거나, 눈물막이 불안정하면 역시 건조증이 나타난다. 특히 눈물의 질(quality)이 나쁜 경우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즉, 단순하게 “눈이 마르니 인공눈물을 넣자”라는 접근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눈물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는 원인별 접근이 필요하다.
생활 속 원인들
눈의 건조함은 단순히 계절적 환경 탓만은 아니다. 사소한 생활 습관 속에도 눈의 수분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인이 숨어 있다. 다음은 우리가 무심코 반복하지만, 실제로는 안구건조증을 가속화시키는 대표적인 습관들이다.
장시간의 모니터 사용

하루 평균 성인은 10시간 이상을 디지털 기기 화면을 본다고 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 등 우리는 이미 디지털 시대 속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정보의 바다를 누비고 있다. 문제는 화면을 집중해서 응시할 때 깜박임(blink) 횟수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깜박임은 분당 15~20회 정도지만, 모니터를 집중해서 볼 때는 기껏 해야 5회 이하로 줄어든다. 깜박임은 눈 표면에 눈물을 고르게 펴주는 중요한 작용이므로, 횟수가 줄면 자연스레 눈물막이 불균형해지기 마련이다.
렌즈 착용

콘택트렌즈는 우리 삶에 편의성을 제공하지만, 눈물막의 정상적인 구조를 방해하는 물리적 장벽이기도 하다. 각막 위를 덮고 있는 렌즈는 눈물의 순환을 제한하고, 렌즈 표면 자체가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눈물의 수성층(Aqueous layer)이 얇아진다.
결과적으로 눈물막이 쉽게 깨지고, 눈이 건조해지는 것이다. 특히 장시간 착용하거나, 습도가 낮은 사무실에서 렌즈를 낀 채로 컴퓨터 작업을 하면 눈의 산소 공급이 떨어져 각막이 손상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이물감, 시림, 충혈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카페인 과다섭취

하루를 시작할 때 커피 한 잔은 필수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카페인 또한 눈의 수분 유지에도 은근한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알다시피 카페인은 신장(콩팥)을 자극해 이뇨작용을 촉진한다. 즉, 체내 수분이 빠르게 배출되면서 혈액 내 수분 농도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눈물 생산에 필요한 수분량도 감소한다.
물론 커피 한두 잔 정도는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 4잔 이상, 특히 카페인 음료(커피, 에너지드링크, 다이어트 음료 등)를자주 마신다면 체내 수분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
실내 난방기 사용

환절기와 겨울철에 공통적으로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은 바로 ‘난방기’다. 온풍기나 히터에서 나오는 바람은 단순히 따뜻할 뿐 아니라 습도를 급격히 낮추고 공기를 건조하게 만든다.
실내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눈물 증발 속도는 평상시보다 약 2배 이상 빨라진다. 이로 인해 눈 표면의 수분층이 얇아지고, 눈물막의 지질층(Lipid layer)이 불안정해져 눈물의 증발을 막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따뜻한 공기가 눈에 직접 닿을 경우, 눈물 속 단백질 구조가 변하면서 자극감이 심해진다.
수면 부족과 피로 누적
마지막으로 많이 간과되는 또 다른 원인은 수면의 질 저하다.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눈의 재생 기능이 떨어지고, 눈물 생산을 담당하는 마이봄선(Meibomian gland)의 활동이 감소한다.
미국 UCLA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이 4시간 이하인 사람은 정상 수면군보다 눈물 생성량이 30% 적었다(출처: Lee W et al., Sleep, 2018)
또한 피로가 누적되면 눈 주변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눈꺼풀 깜박임의 질(quality blink)이 떨어진다. 즉, 깜박이긴 하지만 눈물이 끝까지 고르게 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증상들
안구건조증의 초기 증상은 대부분 미세하고 일시적이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반복되면 만성화되며,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눈의 뻑뻑함,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
- 눈시림 또는 눈 주위 통증
- 갑작스러운 눈물 흘림 (눈물이 마른다는 역설적 현상)
- 렌즈 착용 시 따가움
- 오후 시간대 눈의 피로감 증가
특히 환절기엔 온도와 습도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이 증상들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된다.
현대인의 질병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인구의 약 30%가 안구건조증 증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중 40대 이상 여성에서 특히 유병률이 가장 높다.
이는 호르몬 변화가 눈물샘 기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250만 명으로, 5년 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만성 질환’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관리법 알아보기
안구건조증 관리의 핵심은 ‘눈물막 회복’과 ‘자극 최소화’다. 다음의 방법들은 의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입증된 관리법이다.
인공눈물의 올바른 사용
무방부제 제품을 하루 3~4회 정도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존제가 포함된 제품은 장기 사용 시 각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무방부제 인공눈물 사용군의 각막세포 생존율이 25% 더 높았다고 한다(출처: Epstein SP et al., 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2009)
무방부제 인공눈물 제품을 알아보고 있다면 아래 이전 발행글을 참고.
[내돈내산] 👀 눈건강지킴이 '디알 프레쉬 인공눈물' 솔직후기 (+디알프레쉬 특징, 장단점, 가격,
무방부제 인공눈물 '디알 프레쉬'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컴퓨터 모니터나 휴대폰 액정을 단 하루라도 보지 않는 날이 있을까 싶다. 출근해서 컴퓨터 앞에 앉고, 점심시간엔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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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습도 유지
가습기를 활용하여 실내 습도를 45~55%로 유지하면 눈물 증발을 줄일 수 있다.
20-20-20 법칙
모니터를 20분마다 20초 동안, 20피트(약 6m) 떨어진 곳을 바라보는 습관은 눈의 피로도를 줄이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오메가-3 섭취
오메가-3 지방산은 눈물의 지질층을 강화해 증발을 막는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오메가-3를 꾸준히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안구건조증 발생률이 17% 낮았다(출처: Miljanović B et al.,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05)
마치며,
예전엔 안구건조증을 그저 불편한 증상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현대인의 필수 관리 영역으로 인식할 때다. 눈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면, 결국 시야의 질이 떨어진다.
환절기의 건조한 공기, 하루 종일 불빛을 쬐는 화면, 부족한 수면. 이 세 가지가 겹치는 순간, 눈은 누구보다 혹독한 계절을 보낸다. 그러나 작은 습관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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