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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각류'는 바다의 '곤충'이다? - 과학으로 알아보는 갑각류와 곤충의 비밀

by Jun the guest 2025.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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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배기 지식 갑각류와 곤충, 갑각류는 바다의 벌레다? 썸네일

 

 

 바닷가의 벌레들(?)

 

 

  어릴 적 누군가 식탁 위의 새우 요리를 보며, "새우는 바다의 바퀴벌레야"라고 말한 것을 듣고, 마음 한편이 찜찜하면서도 왠지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실 '바다의 벌레'라는 표현은 식탁 위의 게, 새우, 바닷가재 같은 해산물을 낯설고 어색하게 만들기 좋은,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는 밈이나 비유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과학자들은 최근 수십 년간 이 문제에 대해 유전학·계통학적 연구를 진행하며, '갑각류와 곤충의 관계'를 새롭게 재정립해왔다.

 

  오늘은 갑각류가 정말 곤충인지, 또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최신 연구와 분류학, 생물학적 특성을 다양한 관점에서 풀어낸다.

 

 

 갑각류와 곤충

 

 

  먼저, '갑각류'와 '곤충'은 어떤 생물인가에 대해 알아보자. 전통적 분류 체계에서는 Crustacea와 Hexapoda는 별개의 하위분류로 구분되었고, 따라서 '갑각류 ≠ 곤충'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갑각류

 

© 맨티스쉬림프의 모습 William Warby, Unsplash
© 맨티스쉬림프의 모습 William Warby, Unsplash

 

  '갑각류(Crustaccea)'란 절지동물문(Arthropoda) 내에서 수생 환경에 최적화된 그룹이다. 주로 바다, 민물, 일부 습지에서 발견되며, 껍데기(키틴질+칼슘)로 이루어진 단단한 외골격이 특징이다. 이 외골격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수분 손실을 막는 역할도 한다.

 

  • 다리와 운동 구조: 대부분 두 갈래(biramous)로 갈라진 다리를 지니며, 집게발(chela)이나 걷는 다리(pereiopod), 헤엄치는 다리(swimmeret)를 갖추어 다양한 운동 기능을 수행한다. 일부 갑각류는 탈피(molting)를 통해 성장한다.

  • 호흡과 생리: 아가미(gills)를 통해 수중에서 산소를 흡수하며, 수중 생활에 최적화된 혈액 구조를 갖춘다. 민물 갑각류 중 일부는 기체 교환을 위해 특수한 기관을 발달시키기도 한다.

  • 생태적 역할: 갑각류는 먹이 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청소부(scavenger) 역할을 하는 새우, 포식자인 게, 대형 바닷가재 등은 생태계 내 에너지 흐름과 영양 순환에 핵심적이다.

  • 진화적 맥락: 고생대 초기부터 존재해 온 갑각류는 현재까지 약 3만 종 이상이 확인되었으며, 다양한 서식 환경으로 확산하며 적응해 왔다.

 

  갑각류는 진화적 역사와 기능적 다양성을 가진 복잡한 그룹이라 할 수 있다.

 

 

 곤충

 

© 모르포나비의 모습 Torsten, Pixabay
© 모르포나비의 모습 Torsten, Pixabay

 

   곤충은 '육각류(Hexapoda)'에 속하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다양하고 풍부한 절지동물이다. 육상과 공중을 주 서식지로 삼으며, 머리(head)·가슴(thorax)·배(abdomen)로 나뉜 몸통 구조와 여섯 개의 다리, 대부분 날개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 호흡과 외골격: 곤충은 기공(trachea)을 통해 공기 중 산소를 직접 공급받는다. 큐티클(cuticle) 내 왁스층으로 수분을 보호하며, 건조한 환경에서도 생존 가능하다.

  • 생활 전략: 대부분의 곤충은 육식, 초식, 잡식 등 다양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알·유충·번데기·성충으로 이루어진 변태(metamorphosis)를 통해 생활사를 최적화한다. 이는 갑각류와 달리 육상 환경 적응의 결과다.

  • 생태적 중요성: 곤충은 식물의 수분, 토양의 영양 순환, 다른 동물의 먹이원 등 생태계 기능에 필수적이다. 개미, 나비, 딱정벌레 등 다양한 곤충은 특정 환경에서 독특한 역할을 수행한다.

  • 진화적 배경: 곤충의 조상은 원래 수생 절지동물이었으며, 판크러스트시아 가설에 따르면 현대의 곤충은 갑각류와 공통 조상을 공유한다. 약 4억 년 전 육상으로 진출하며 독자적인 생태적 지위를 확보했다.

 

  곤충은 육지와 공중 생태계의 핵심 구성원으로, 그 구조와 생태 전략은 수중 갑각류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판크루스타시아 가설

 

 

  그런데 왜 '바다의 곤충'이라는 말이 생겨난 걸까?

 

  2000년대 후반부터 여러 유전학 연구에서, 곤충(Hexapoda)은 전통적 갑각류 그룹 내 어딘가에서 유래했다는 증거가 쏟아졌다. 즉, 육각류와 갑각류를 합친 거대한 계통군이 있다는 것인데, 이를 Pancrustacea (범갑각류)라 부른다.

 

  이 가설에 따르면, 곤충은 그저 '갑각류와 친척인 별개의 집단'이 아니라, 유전학적으로는 갑각류의 후손 혹은 내부 분기군이라는 것이다.

 

  2010년대 유전체 연구들은 이 점을 비교 유전학(molecular phylogenetics)으로 뒷받침했다. 더불어, "모든 곤충은 원래 물속에 살던 조상의 후예이며, 현재의 수생 갑각류와 더 가까운 친척이다"라는 해석이 과학계에서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통 분류법 상 기준으로는 "갑각류 ≠ 곤충"이었다. 그러나 최신 진화생물학 기준에서는 곤충도 엄연히 '넓은 의미의 갑각류 계통군' 안에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바다의 곤충'이라는 표현이 완전한 허구는 아니지만, 모든 사람의 공통된 정의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

 

 

  갑각류와 곤충은 비록 유전적으로는 연결될 수 있지만, 형태·생활 방식은 뚜렷하게 다르다.

 

  • 외골격과 다리 구조: 갑각류는 대다수의 경우 두 갈래(biramous)로 갈라진 다리를 가졌고, 아가미나 아가미 유사 기관으로 수중 생활에 적응한 반면, 곤충은 보통 머리·가슴·배 세 부분으로 나뉜 몸통(head‑thorax‑abdomen), 여섯 개의 다리, 그리고 대부분 날개 또는 날개를 가진 육상 환경 적응 단계를 통해 육상/공중 생활에 최적화되었다.

  • 호흡 방식 및 외골격 구성: 갑각류는 아가미를 사용하거나, 일부는 허파 같은 특별 기관을 갖추거나, 혹은 기체 교환을 위해 수분이 축적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등 수중 환경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곤충은 기공(trachea)과 큐티클에 포함된 왁스층으로 탈수 방지하며 공기 중 산소를 직접 흡수한다.

 

  결국 이 둘은 살아가는 방식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그저 '형태 + 생태 → 곤충'이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바다의 곤충이라는 표현은 부적절

 

 

관 점 의 미
고전 분류학 기준 갑각류와 곤충은 별개 분류. '바다의 곤충'은 틀린 표현
계통학/분자생물학 기준 곤충은 Pancrustacea 내 일부. '바다의 곤충'은 진화적 유사성 강조
생물학적 생태·형태 기준 수중 외골격 동물 vs 육상 육각형 다리 + 날개. 서로 다름

 

  즉, 바다의 곤충이라는 표현은 선택한 과학적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표현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과학적 계통학 기준에서는 곤충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갑각류 계통군이 있으므로, '바다의 곤충'이라는 은유가 무조건 틀리진 않다.

 

 

  재미있는 점은 2005년부터 시작된 유전체 기반 계통학 연구들은 육각류(Hexapoda)를 전통 갑각류 내부로 깊숙이 집어넣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오늘날 많은 학자들은 "Pancrustacea = Crustacea + Hexapoda"라는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일부 분류군 간 관계 (어떤 갑각류가 곤충에 가장 가까운지, 갑각류 내부 구조 재정립 등)는 여전히 학계에서 논쟁 중이다.

 

 

 

 마치며,

 

 

  게, 새우, 가재 같은 생물들이 과학적으로 곤충의 먼 친척일 수 있다는 사실은, 생명이 지닌 경이로운 유연성과 진화의 깊이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별개로 보아온 '바닷속 생물'과 '땅 위 벌레'가 사실은 같은 커다란 나무의 가지였다는 것은, 자연에 대한 낡은 고정관념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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